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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팬

조회 수 10274 추천 수 0 2008.10.22 17:22:20

나눔의 살아있는 증인 안흥섭, 흥섭이는 모든 형제들의 관심사요, 형이요, 동생이며, 친구이다. 모두들 흥섭이를 너무나 좋아하면서도 때때로 놀리기도 한다. 장난치는 대상이 되기도하고, 심심할 때 흥섭이의 흥미진진한 말도 안되는 뒤죽박죽 스팩트럼 공상과학 만화같은 스토리를 들으며 시간을 죽이기도 한다. 몇 년 전 이런 나눔의 인기스타 흥섭이가 완전히 삐져 버린 날은 연극연습이 있었던 날이었다. 선교회 형제 중 실제 자신의 스토리를 드라마로 만들어서 본인이 직접 주인공이 되어 공연을 하기로 한 것이다. 너무나 사실적이고, 있는 그대로를 묘사했기 때문에 많은 이들에게 마약의 심각성과 청소년들에게 노출되는 각종 범죄와 위험성을 알리는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시간과 물질도 아깝지가 않았었고, 나눔 형제들이 남에게 자신의 치부를 알려야 한다는 그 부끄러움, 창피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예방하고, 봉사하는 마음으로 자신들의 약한 모습을 다 들어 내어놓기로 했다. 바로 그러한 사명의식을 갖고 한마음으로 연극연습을 하고 있었다. 모두들 자기가 나오는 장면들을 기다리고 있어야 했다. 전문가들도 아니고, 자신들이 출연하지 않는 장면들을 연습하는 것까지 보고, 보고 또 본다는 것은 무척이나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그 틈을 이용하여 오직 먹는 것에 목적을 두고 정말로 잘먹어치우는 형제, 그래서 등치가 산만한 먹쇠가 흥섭이에게 장난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서로가 끼끼득거리며, 서서히 약하게 툭툭 건드리던 손놀림이 점점 강도와 가속도가 붙어가게 되고, 감정이 서서히 들어가면서 흥섭이가 열을 받기 시작했다. 점점 삐져가는 흥섭이 “하지 말란 말이야. 하고 먹쇠의 주먹을 턱하니 잡았다.” 어~~ 흥섭의 반응이 점점 더 재미있게 오는데 장난꾸러기 먹쇠가 그냥 멈출 수가 있었겠는가? 계속적으로 건드리며.., 낄낄거리는 먹쇠, 얼굴이 달아오를 때로 달아올라, 씩씩거리는 흥섭,,, 이젠 흥섭이가 장난이 아니었다. 거칠게 돌격하기 시작했는데 먹쇠녀석 이를 저지한다는 것이 그만, 아차하는 순간!!! 그 왕주먹에 흥섭이가 얼굴을 떡하니 갖다 덴 것이다. “퍽” “악<<<<<<<<<<<<” 흥섭이의 비명은 선교회의 삼층건물을 죄다 뒤흔들어 놓았다. 흥섭이는 의자 밖으로 나동그라졌다. 먹쇠는 “형, 괜찮아? 괜찮아? 어디, 어디....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미안해 ....” 그러나 이미 흥섭이의 왼쪽 눈은 밤탱이가 되어있었다. 씩씩거리며, 흥섭이는 먹쇠를 신고하겠다고 난리였다. 흥섭이는 그날 엄청나게 삐져서 자기 침대에서 누워서 3박 4일 동안 밥도, 물도 전혀 먹지 않았다. 아무리 먹쇠녀석이 흥섭이 방에 가서 빌고, 또 빌면서 죽도 끓여주고, 그 좋아하는 불고기도 해다 주었지만, 여전히 흥섭이는 눈길한번 주지 않고 누워만 있었다. 첫날 붙여준 커다란 소고기조각을 밤탱이가 된 눈에 붙인채 단 한번도 그 고기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몸을 한쪽 침대 모퉁이에 옆으로 누워 죽은 듯이 있었다. 먹쇠의 눈물겨운 삼고초려도 소용이 없었다. “형, 뭐 먹고싶어. 내가 잘못했어. 정말 실수야. 형, 나 때려.. 응? 나 형이 당한 만큼 똑같이 때려.. 그래서 마음이 풀린다면 때려 형, 응?”하며 그렇게 읍소하자, 흥섭이가 갑자기 일어나서는 먹쇠를 내지르려는 것이었다. 악~ 먹쇠는 그대로 내뺐다. 그 후 흥섭이는 다시 단식농성에 들어갔었다. 그러나 3박 4일이 지나자 허기가 졌는지.., 아직도 핏발이 가시지 않는 눈동자 옆으로 시커멓게 죽어있는 왼쪽 눈을 손으로 가린 채 부엌에서 몰래 김치와 밥을 먹고 있다가 들켰다. 그러나 이런 흥섭이를 우리는 너무나 사랑한다. 흥섭이 생일날은 선교회 형제, 자매들이 크고, 작은 선물을 준비하고, 모두가 사랑한다고 흥섭이에게 말하며 꼭 안아주곤 한다. 흥섭이는 내가 목사로 있는 동안에, 아니 흥섭이가 늙어 더 이상 우리와 함께 있지 못 할 때까지 나눔에서 생사고락을 함께 해야 할 나의 진정한 식구이기 때문이며, 아이들의 영원한 피터팬친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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