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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이제라도 효도하고 싶어요 [미주중앙일보]

조회 수 16609 추천 수 0 2008.09.03 12:21:56
38년의 인생 망쳤던 마약서 탈출 고보숙씨 '엄마, 이제라도 효도 하고 싶어요'
[LA중앙일보]
10년전 가출, 폭력 등 참혹한 생활…하나님 만나며 새삶 '가족 꼭 찾으렵니다'
기사입력: 09.02.08 15:10
마약 때문에 10년간 가족들을 떠났던 고보숙씨가 “어머니 사랑해요”라며 하트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엄마를 찾으면 사랑한다고 말해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죄송하다는 말도요."

마약을 했다. 그렇게 그녀의 젊은 시절은 송두리채 날렸다. 가족도 건강도 모두 잃었다. 그리고 10년 이제 그녀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용기를 냈다. 그 첫번째 용기로 가족을 찾는다.

올들어 유난히도 덥던 지난 27일 오후 한인타운 외곽에 자리잡은 나눔선교회를 찾았다. 8개월째 마약을 끊어서일까. 마약을 했었다는 과거는 찾기 어려울 만큼 환한 미소로 기자를 맞았다. 

고씨가 처음 마약을 접한 것은 20대 후반 친구를 통해서였다. 생각하기도 싫을만큼 모진 생활이 그때부터 시작됐다. 마약하는 남자친구의 폭력에 매일 시달려야 했다. 6년전에는 아기를 낳았다. 그러나 아기의 얼굴도 제대로 보지 못한채 빼앗겼다. 마약하는 사람에게는 아기를 양육할 능력도 권리도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년간 나눔선교회에 들어왔다 도망친 것만 10여 차례를 반복했다. 아기도 나눔선교회에서 낳았었다. 그렇게 그녀는 모든 것을 잃어갔었다. 마약이다.

그랬던 그녀가 이제 매일 하나님을 만난다. 나눔선교회에서 지내는 그녀의 하루는 하이킹으로 시작된다. 마약으로 망가진 육체의 건강에 새살을 돋군다. 또 예배와 성경말씀을 읽고 큐티와 기도를 통해 하루를 마감한다. 

그가 붙잡는 건 오직 하나님 뿐이다. "매일 기도해요. 도와달라고요. 정신 차리고 제대로 살게 해 달라고요. 다시는 마약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구요. 그리고 가족들을 위해서도 기도해요."

그녀가 찾는 가족은 아주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 LA 살다 헤어졌기 때문이다. 

지금은 간절히 찾기를 원하는 가족이지만 1년전 만해도 거리에서라도 행여 만날까 두려워 했었다. 지난해 우연히 타운의 한 교회 앞에서 이모를 만난적이 있다. 그녀의 손을 끌며 집으로 가자는 이모의 손을 모질게 뿌리치고 빠져나왔다. 

"꼭 찾고 싶어요. 제가 지금은 해드릴 수 있는게 별로 없지만요. 앞으로 꼭 잘해 드리고 싶어요."

그리곤 가족들의 이름은 절대 나가면 안된다고 부탁에 부탁을 한다. 

"저 때문에 창피해 하실지도 모르잖아요. 그러면 안돼요. 부탁해요."

고씨는 때가 되면 예쁜 가정도 갖고 싶다고 조심스레 말한다. 딸 둘을 낳고 싶단다. 왠지 얼굴도 이름도 모르는 아기에게 미안하다. 그리고 보고싶다. "외롭지 않게요. 딸 둘을 낳고 싶어요. 예쁘게 키우고 싶어요."

한편 나눔선교회(대표 한영호 목사)는 마약 재활센터로 청소년들을 포함 50여명의 한인들이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가족을 찾습니다. 

'저의 이름은 고본숙입니다. 나이는 38세이고요. 10년전 헤어진 어머니와 언니 그리고 이모를 찾습니다. 이제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못다한 효도도 하고 싶습니다'.

오수연 기자 syeon@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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