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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범 칼럼] 배우자의 어린 시절을 이해하라

조회 수 8607 추천 수 0 2009.02.12 04:26:25
지구촌가정훈련원은 부부행복학교와 결혼면허교실, 내적치유 등을 통해 사회가 발전하면서 급격히 깨어져가는 가정들을 회복하는 사역을 하고 있습니다. 지구촌가정훈련원을 설립, 10년 넘게 수많은 가정들을 세워 온 이희범 원장이 가정사역 현장에서 겪고 느낀 이야기들을 사례 중심으로 크리스천투데이에서 비정기 연재합니다.

이제 결혼한 지 일년, 신혼의 단꿈에 흠뻑 취해 있어야 할 신혼부부인데 신혼여행 때부터 다투더니 그 갈등을 이겨내지 못하고 결국 이혼하기로 합의했다.

자녀들로부터 통보를 받은 양가 어른들은 속이 상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자녀가 결혼한지 일년만에 이혼하겠다고 하니 어느 부모인들 황당하지 않고 놀라지 않겠는가? 신랑 부모님이 아들과 며느리를 설득해 상담실을 찾아왔다.

남편은 사감 선생님이나 도덕 선생님 같은 아내의 끝없는 잔소리가 너무 고통스러웠다. 아내에게 설득도 해보고 화도 내보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가구를 부수고 아내를 구타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아내는 미래에 대한 계획이나 꿈도 없이 시간만 있으면 놀러가려고 하는 남편이 한심하고 한심해서 함께 살다가는 같이 망하겠다 싶어 늘 조바심에 사로잡혀 살았다. 지난 일년동안 이러한 성격과 기질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채 불행한 결혼생활을 하다 이혼을 결심했던 것이다.

먼저 이고그램 검사(ego gram test)를 통해 성격을 검사했다. 검사 결과 남편은 우유부단형, 아내는 완벽주의형이었고, 욕구강도 프로파일 검사에서는 남편이 자유와 즐거움의 욕구가 강한 반면 아내는 힘의 욕구와 생존욕구가 강했다.

2차 상담 후 내적치유 그룹에 들어왔다. 치유그룹에서 쏟아내는 아내의 어린 시절을 통해 비로소 남편은 아내를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어린 시절, 할머니와의 사건이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아내는 어려서부터 조부모님과 함께 살았다. 아내는 어린 시절 할머니를 두려워하며 사시는 어머니를 보며 자랐다. 큰소리와 욕설로 어머니를 대하시는 할머니는 늘 두려움의 대상이었고, 할머니로부터 모진 고통을 당할 때마다 자신을 안고 하염없이 우는 어머니를 보며 자랐다.

특히 6살 때의 기억이 생생하게 재현됐다. 할머니로부터 머리채를 붙잡힌 채 모진 욕설과 구타로 고통을 당하고 있는 어머니를 본 것이다. 할머니를 말리고 싶었고, 엄마를 할머니로부터 떼어내고 싶었지만, 마음 뿐이었다. 할머니를 때려주고 싶었다. 불쌍한 우리 엄마를 이제 그만 괴롭히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그러나 그렇게 하지 못한 자신이 하염없이 초라했고, 어머니를 지켜주지 못한 죄의식과 죄책감이 마음 한구석에 자리잡았다.

14살 때 할머니가 어머니를 또 그렇게 학대할 때는 용감하게 나섰다. 엄마 머리채를 잡은 할머니 손을 잡고 “엄마한테 이러지 말라”고 울면서 소리를 질렀다. “쬐끄만 년이 누구 편을 드느냐”며 할머니의 우악스러운 손이 자신의 머리채를 잡고 흔들었다.

소녀는 너무 아파 자신도 모르게 손을 뻗었고 잡혀지는 할머니의 머리채를 잡고 자신도 정신없이 흔들었다. 이 사건 이후 할머니는 손녀와 허물 수 없는 높은 담을 쌓았고, 손녀 역시 지금까지 할머니와 원수처럼 지내게 됐다.

어린시절 겪어야 했던 두려움과 슬픔을 울거나 소리치며 고백하는 아내를 바라보는 남편의 눈가에도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다. 아내는 어머니의 실수를 용납하지 않고 무섭게 질책하는 할머니로 인해 실수해서는 안 된다는 강박관념이 마음 속에 자리하게 되었고, 누군가의 공격을 받게 되면 죽을 힘을 다해 대항하는 반골 기질이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이해하게 됐다.

남편은 왜 아내가 100원짜리 하나라도 틀리지 않도록 기록하고 확인하려고 하는지, 왜 집안 정리정돈과 청결에 그렇게도 신경쓰는지, 남편이 인상을 쓰거나 목소리가 조금만 높아도 심한 과잉반응을 보이는지, 왜 자신의 집 근처 노인병원에 입원해 있는 할머니를 한번도 찾아가지 않는지를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집안정리 못한다고 할머니께 혼나는 어머니가 안타까워 어린아이답게 어지럽히며 놀기보다는 오히려 흐트러진 집안 구석구석을 정리정돈하며 자란 아내가 가여웠다.

할머니와의 회복, 그리고 어머니와 할머니 관계를 푸는 중보까지…

20여년 동안 가지고 살았던 할머니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먼저 치유하고, 할머님과 20여년 동안 묶인 것을 풀어내는 작업을 했다. 롤 플레이 치유 작업을 통해 할머니가 얼마나 힘들게 살아오신 인생이신지…, 자신과 어머니, 할머니 세 여인의 시대적 배경과 환경적 차이, 할머니보다 더한 할머니의 시어머니 역할을 통해 세 여인 중에 가장 힘들게 살아오신 분이 할머님이셨음을 알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할머니께 용서를 구하는 작업을 통해 마음을 비워냈다.

그리고 할머니가 계신 병원을 방문해 용서를 구하는 과제를 줬는데, 오히려 어머니와 할머니의 묶여있는 관계를 설명하며 두 분이 푸실 수 있도록 중보적인 역할도 감당하겠다고 고백해 함께 한 참여자들에게 큰 박수를 받았다.

무엇보다 남편에게 자신이 왜 그렇게 모질게 했는지 알게 돼 감사하다고 고백하며 남편에게 사과했고, 남편은 증오와 두려움 속에서 성장한 아내의 어린시절이 가엾다며 아내를 끌어안고 울었다. 그리고 이제는 아내가 어떠한 잔소리를 해도 다 들을 수 있고 아내가 과잉반응을 보여도 이해할 수 있기에 안아줄 수 있다고 고백했다.

할머니와의 관계가 묶여 있어 남편과의 관계도 묶여버린 아내를 통해 어린시절의 부정적 경험들이 결혼 생활과 인간 관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깨닫게 해 준 사건이었다.

땅에서 매면 하늘이 매고 땅에서 풀면 하늘이 푼다. 비로소 자신을 알고 사랑하는 이를 알게 된 신혼부부에게 행복한 미래를 향한 갈채를 보낸다.

 -요기조기 다니다가 읽은 글입니다-

감초

2009.02.13 12:41:13
*.127.88.2

지난 시절에 있었던 사건으로 인하여 한 사람의 케렉터가 형성이 됨을 알게 됩니다.   
물론 이 글에서의 경우는 좋지 않은 상황을 가지고 있으며 이것이 보통의 경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대로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 실천하는 삶을 우리가 살아간다면 반대이 경우가 생길 수 있는 것이지요.
늦은것 같지만 나의 삶을 주님께 맡기고 성령님의 인도에 이끌리어 주님의 삶을 바라보고 따르기 원합니다.
모든것을 가능케 하시는 주님이 이제라도 변화된 삶을 살아가는 나를 통하여 주변을 좋게 변화 시키리라 믿고 나아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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